- 개강일: 2월 26일
- 시간: 수요일 오후 7시 30분~9시 30분, 5주 과정
- 장소: PIE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16 펠릭스빌딩 6층]
- 튜터: 주슬아
- 수강료: 40만원 (학생 할인 50%)
- 수강 인원: 최소 3명 최대 10명
차원의 소환술은 현실과 디지털의 경계에서 불안정하게 존재하는 기계에 주목하며, 이들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과 창작 가능성을 탐구하는 워크숍입니다. 복합기나 모바일 스캐너와 같은 쉽게 접근 가능한 매체부터 비교적 접근성이 낮은 3D 프린터까지, 다양한 기술 매체를 활용해 대상을 소환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워크숍에서는 공유 문화, DIY 정신, 그리고 ZINE과 같은 결과물이 보여주는 사회적·정치적 맥락에 주목하며, 이러한 기계 장치들이 언제, 어떤 과정을 통해 그러한 맥락을 갖게 되었는지 질문합니다. 또한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매체가 가진 특성과 용도가 사회·문화적 현상과 결부되며 변형되는 과정을 추적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술 매체가 창작의 도구로 변모하는 가능성을 실험하고, 사라진 차원을 호출하며 매체의 역할과 그 경계를 발견합니다.
1. 소환술
소환술은 특정 대상, 개념, 기억, 혹은 존재를 현재의 시간과 공간으로 불러내는 행위입니다. 이는 물리적이거나 상징적일 수 있으며, 신화와 마법, 그리고 현대 창작과 디지털 미디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소환술은 단순히 존재하지 않던 것을 현재화하거나, 잊혀진 것을 다시 불러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양한 차원이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소환술은 기계매체의 용도를 변경하고 다르게 사용하며 대상을 불러오는 방법론입니다.”
2. 주의! 실패 가능성
“글리치, 오류를 받아들이기”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는 점차 매끈하고 정제된 데이터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어스를 보면 서구 중심의 3D 데이터는 정교하게 구현되어 있는 반면, 그 밖의 세계는 저화질의 평면 데이터로 재현됩니다. 그렇다면, 매끈한 세계를 구성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워크숍에서 다루는 ‘실패’는 단순히 기술적 오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레거시 러셀(Legacy Russell)이 언급한 글리치(glitch)의 개념처럼, 기존의 경계와 구조를 흔드는 가능성입니다. 글리치는 매끈함의 틈을 드러내며, 새로운 해석과 상상을 가능케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환술은 오류, 실패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특정 대상을 현재로 소환하는 과정은 그 대상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변형하거나 재구성하는 행위를 포함합니다. 소환된 존재나 기억은 원래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 새로운 맥락과 환경 속에서 변화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 변환 과정은 대상의 본질, 기술적 한계, 외부 조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 소환의 행위는 언제나 실패의 가능성을 수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는 부정적인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과 상상력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워크숍에서는 이러한 실패의 순간들을 탐구하며, 실패가 만드는 잠재적 가능성을 실험합니다.
3. 리버스 RE-BIRTH
과거와 현재,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소환술은 주변 환경을 활용하여 현실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다른 무엇의 형태나 특성을 빌려와 이를 재구성하고 응용하는 소환의 과정은, 사라졌던 것을 복원하거나 잃어버린 무언가를 새로운 형태로 재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그 대상이 지닌 가장 고유한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차원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이처럼, 소환술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거나 물리적 대상을 현재로 부르는 기술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기억을 소환하거나 디지털 데이터와 이미지를 통해 사라진 것을 불러오는 일, 또는 주변의 자연물과 인공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창조물을 만드는 모든 시도가 소환술의 범주 안에 속합니다. 결국 소환술은 현실과 차원의 경계를 넘어, 존재와 기억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그 의미를 재정립하는 과정입니다. 그것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새로운 맥락에서 다시 바라보고, 이를 활용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차원을 불러오는 행위죠.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좋습니다!
- 3D스캔과 3D프린터 등 신기술을 작업에 활용하고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경우
- “왜 이 매체를 사용하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히는 경우
- 매체를 기존의 용도와 다르게 사용해 보고 싶은 경우
- 매끈한 세계가 의심스러운 경우
- 공유가 과연 좋은 건지 의심스러운 경우
- 해킹의 미학이 계속될지 의심스러운 경우
차원의 소환술을 위한 준비물
- 개인용 컴퓨터(Inkscape, Blender, Meshmixer, Bambu Studio)
- 스마트폰(Polycam)
차원의 소환술이 제공하는 것들
- 10x10x10cm의 3D 출력물 1개 (PLA)
- 블렌더 Blender 튜토리얼 링크
- 무료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자료를 활용한 실습
차원의 소환술은 5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1주 차: 소환술의 소개
- 소환술 소개
- 1980년대 사회 배경과 인쇄매체의 발전부터 2024년 현재 3D프린터까지 이야기합니다.
- 소환할 사물 이야기
-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할 사물 1가지를 선택한 후, 그 사물을 선택한 이유와 사물을 둘러싼 이야기를 나눕니다.
- 준비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할 사물 1개, 종이, 연필 혹은 펜
2주 차: 소환 도구의 소개
- 오픈소스 프로그램 소개
- 블렌더(Blender)와 같은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오픈소스 프로그램의 사회, 정치적 맥락에 대해 논의합니다.
- 다양한 스캔 방법 소개
- 평판 스캔, 모바일 스캔, 3D 스캔의 차이를 배우고, 각 매체가 지닌 특성을 파악하고 한계를 파악해 오류를 만듭니다. 또한, 스캔 기술이 지닌 사회, 정치적 맥락에 대해 논의합니다.
- 3D 프로그램(Blender)으로 데이터를 소환하기
- OBJ, FBX, STL, GLTF/GLB, PLY, 등 여러 3D파일 포맷을 소개합니다.
- 준비물: 노트북, 마우스, Blender 설치, Polycam 설치
3주 차: 디지털 공간으로 소환하기
- 블렌더(Blender)로 소환한 사물을 가지고 3D 조형의 기초를 익히고 디지털 데이터를 변형하는 다양한 방법을 실습합니다.
- 준비물: 노트북, 마우스
4주 차: 소환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슬라이싱
- 소환할 수 없는 것
- 변환의 과정과 한계를 논의합니다.
- 어떻게든 출력하기
- 3D 데이터를 정리하고, 3D 프린팅을 위한 오류를 수정하며 출력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듭니다.
- 큐라 (Cura)와 뱀부스튜디오(Bambu Studio)를 사용해 슬라이싱 개념을 배우고, 데이터를 프린터로 보낼 준비를 합니다.
- 준비물: 노트북, 마우스
5주 차: 최종 소환물
- 최종 소환물
- 소환 과정에서 무엇이 변형되었고, 무엇을 포기했으며, 무엇이 새롭게 발생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의도했는지 공유합니다
주슬아는..
‘분열’과 ‘변형’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두고, 애니메이션과 문학에서 받은 영향을 작업으로 풀어낸다. 주로 몸을 변형하고 자아를 해체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는 이야기에 매료되어 있다. 이러한 서사는 파편화된 자아와 혼란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이 어떻게 균열되고 재구성되는지를 질문하게 한다. 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매체 간의 전이를 실험하고, 이 과정에서 의도적 오류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정체성의 붕괴와 재구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포와 변형을 시각적으로 탐구하며, 새로운 형태의 서사 발생시킨다.
2023년 개인전 《노멜의 추적일지》(SEMA창고, 서울)를 비롯해 2022년 《손가락을 포탈에 넣기》(더그레잇컬렉션, 서울)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룹전으로는 《발화점》(2024, 더레퍼런스, 서울), 《조각모음》(2023, 문래예술공장 s갤러리, 서울), 《HACKERS SPACE》(2023, TINC, 서울), 《지구생존가이드: 포스트 휴먼 2022》(2022,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등이 있다. 2023년 SeMA 신진미술인 공모(서울시립미술관, 서울)와 2021년 DOOSAN ART LAB(두산갤러리, 서울)에 선정되었으며, 2022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 레지던시(광주)에 참여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